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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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책/2020년, 다 읽은 2020. 5. 17. 21:36
책에서 몇 군데, 전 그 사람하고는 생활리듬이 통 맞지 않아요. (16ㅉ) 처녀의 몸을 안개처럼 감싼 모스린(얇고 부드러운 면직물인 머슬린) 치마저고리는 아름다운 얼굴과 몸에 황홀하게 어울렸다. 그 처녀가 든 꽃다발은 마치 그의 부풀은 가슴에서 피여난 것 같았다. (38ㅉ) 석춘은 합숙호실에 엎드려 끙끙 갑자르며(뜻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하며) 편지를 썼다. 쓰고는 지우도 또 찢어버리고 다시 썼다. 그는 밤 깊도록 여러 장을 썼지만 종시 마음에 드는 편지를 만들지 못했다. (40ㅉ) 사회의 세포인 가정의 화목은 나라의 공고성과 관련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검은 머리 파뿌리될 때까지 서로 돕고 이끌면서 어머니조국의 번영을 위하여 마음 변치 말고 성실하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106ㅉ) 리혼소송 사유의 실무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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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에 관하여』책/2020년, 다 읽은 2020. 5. 9. 21:00
원제 『On Immunity』에서 짐작하듯, 수잔 손택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 면역(immunity)이라기보다 백신(vaccine)에 관한 책이라고 해야겠다 하긴 한글(면역/백신)로도, 영어(immunity/vaccine)로도, 면역(immunity)이 좀 더 있어 보인다 번역이 애매한가 했던 부분들은, 다 읽고 보니 원문이, 지은이의 관점이 그런 거 같다 대놓고 백신 접종을 옹호한다기보다, 역사를 뒤적이며 이렇게 저렇게 돌아가기도 하고, 한편으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겪은 것들을 섞어서 얘기하다 보니, 또렷하다 싶지 않았던 듯 달리 생각하면, 다소 불분명해 보이는 입장은 인간의 몸과 삶이 애매하다는 반증이기도 하겠고 어쨌든 빌 브라이슨처럼 확실한 모습은 아니다 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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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본주의의 역사』책/2020년, 다 읽은 2020. 5. 5. 00:08
2020년 들어 다 읽었거나 중간에 접은 책들, 서른 세 번째 책 선택적 기술을 통해 보여주는 것 '창조적 파괴'에 감춘 자본주의 탐욕의 합리화, 자본주의 폐해에 대한 축소, 복지에 대한 혐오, 러스트벨트에서 드러나는 포퓰리즘에 대한 무시, 더 근본적으론,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경제성장/발전인가에 대한 무관심 부인 못 하는 미국인의 개선된 삶, 하지만 애써 등한시하는 그에 따른 폐해와 대가 복지를 줄이고 혹은 없애고, 금융을 잘 관리하면 된다는 단견의 자본주의 복음서 뼈 속까지 자본주의자 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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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직설』, 직설이냐 독설이냐 배설이냐책/2019년 2019. 3. 30. 21:15
1 2 사진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도 아니고, 사진은 찍지만 사진가라거나 예술 활동을 한다는 강한 자의식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사진 활동은 하다보니 사진과 관련한 이런저런 책들은 뜨문뜨문이라도 읽으려는 편이다 며칠 전부터 손에 잡은 게 『사진직설』이다 저자 최건수, 개인적으로는 전혀 아는 바 없다 그저 사진 관련 책들을 찾다보니 그런 평론가가 있다는 정도만 안다 이 책의 (긴) 부제는 '사진 평론 30년 최건수가 거침 없이 풀어놓는 사진 세상'이다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아니고, '직설'을 표방한 책답게 시원시원 읽힌다 이른바 사진판과 관련한 얘기들이 많고, 디지털 시대 사진의 변화에 대한 기대와 쓴소리도 적잖다 절반쯤 읽었는데 지금까지의 느낌을 길지 않게 적어본다 3 먼저, 직설이라지만 좀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