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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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너머, 살아지는마음/2019년 2019. 4. 8. 22:26
뭔가를 계획하고, 다른 뭔가에서 기쁨과 즐거움, 만족을 느낀고, 뭔가를 먹고 맛있다는 걸 알게 되고, 이런 모든 것들과 부딪친다 무슨 낯짝으로 그러냐고, 마음 너머 죄책감이 늘 쿡쿡 들이닥친다 그러면서도 하루를 또 하루를 지내고, 다시 쿡쿡 쑤셔대고 며칠 전 데스크탑 컴퓨터를 들였다 Tidal로 음악을 들으면서 라룸을 하기엔 전혀 무리가 없는, 실은 꽤 좋은 사양이라 라룸 작업이 쾌적하다 10년 이상은 쓸 수 있을 거라고 한다 한 자리 숫자로 줄어든 정년, 이후에도 사진은 하겠다는 생각이라 돈을 들여서 장만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마음 너머의 허와 무, 공, 그리고 어둠은 지금 이곳을 급습한다 어쩌겠는가, 때리면 맞고 차면 채이며, 그렇게 살아지겠지 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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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밤엔 더 아픈 건지마음/2019년 2019. 4. 7. 21:45
어제, 토요일 아침에 좀 일찍 집을 나서 그곳에 다녀왔다 해마다 4월, 그날 둘레에 꽃을 새로 심고, 특히 올해엔 사진을 완전히 바꿨다 반영구적이라는데 언젠가 내가 그 자리에 들어갈 때까진 지금 사진을 쓸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3월, 4월이면, 마음도, 몸도 힘들다 그래선가, 어젯밤엔 끙끙 앓았다 감기몸살에 걸릴 때마다 엄마 생각을 한다 언젠가부터 김장을 하신 다음엔, 또 봄이면 된통 몸살로 고생하셨고 기간도 길어지셨다 그때 엄마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그냥 아프다 어젯밤엔, 좀 더 나이 먹어 아프면 그냥 가도 되지 않겠냐는 생각도 했다 한편으론 두 가지는 보면 좋겠다 싶기도 하다 녀석이 장가 가서 애 낳고 잘 사는 것과 엄마 고향에 가보는 것 이 정도면 괜찮겠다 싶다 오늘 낮엔 약을 먹었더니 바깥에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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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괴로움마음/2019년 2019. 3. 31. 11:30
그 날 이후 봄은 더 이상 봄이 아니다 봄이랍시고, 겨울은 지나갔고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난다고, 따뜻하다고, 아 봄이다라고, 더는 그런 생각을 못 하고 마음을 못 갖고 얘기를 못 꺼낸다 오늘 그곳에 다녀오려고 했다 어제부터 날이 추워지고 바람 불고, 그래 맞다, 스산하고 음울해졌다 그래도 다녀와야지 했다가 못 갔다 아침에 일어난 몸이 춥다 마음 한 켠에선 이런 날씨가 참 지랄같다, 내 마음의 날씨와 비슷하다, 그러니 움직이고 싶지 않다 그럼 다음주에 가야 하는데, 이것도 곤욕이다 청명이니 한식이니 해서 사람들이 많을 거다 한동안 사람의 얼굴과 눈을 못 봤다 웃음소리는 화다 그래서 오늘 다녀오려 했던 건데 오전 내내 지금이라도 나설까 했다가 차가운 바람에 마음, 몸이 쪼그라든다 어쩌랴, 삶은 철저한 복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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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Gold Can Stay'마음/2019년 2019. 3. 30. 11:06
Nothing Gold Can Stay 어떤 찬란한 것도 오래 가지 못하리 Nature's first green is gold, 자연의 첫 푸르름은 찬란하지만, Her hardest hue to hold. 간직하기엔 가장 힘든 빛깔. Her early leaf's a flower; 갓 나온 잎은 꽃이지만, But only so an hour. 그저 한 시간도 가지 못하네. Then leaf subsides to leaf. 제 잎은 잎 위에 내려앉는구나. So Eden sank to grief, 그렇게 에덴은 슬픔에 잠겼고, So dawn goes down to day. 그렇게 새벽은 한낮이 되네. Nothing gold can stay. 어떤 찬란한 것도 오래 가지 못하리 Robert Frost 로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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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사실만 못하다 믿음을 절대시하지 말자마음/2019년 2019. 3. 25. 14:06
1. 어제 사진 찍는답시고 밖에 나갔다가 중요한 경험을 했고 깨달았다 과신(過信)하지 말라는 단어처럼, '믿음'은 과신해선 안 된다는 것을 불신(不信)은 어감이 워낙 좋지 않으니 적절하진 않지만, 적어도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함부로 믿지말라 더 나아가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다 믿음보다는 사실이 먼저다 당연한 듯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생활에서는 믿음이 워낙 강조된다 긴 얘기하려는 건 아니고, 종교에서의 믿음을 과신하지 말라고, 종교의 믿음, 신앙 역시 사람의 눈을 흐리게 하거나 심지어는 막을 수 있다고, 이른바 신앙도 사실만 못하다, 사실에 앞서는 신앙은 위험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2. 어제 있었던 일은, 어떻게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고 다른 이에게 애기하기엔 부끄럽기도 하다 나이 탓일 수도 있겠고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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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을 통해 거대한 절규를 느꼈다"마음/2019년 2019. 3. 23. 21:06
화가 뭉크의 평생이 어땠는지 잘 모른다 대표작 '절규'의 작가라는 것 정도만 안다 하지만 그의 삶이 평화롭지 못했을 거라는 건 안다 이른바 '예술'에 대한 삐딱한 시선을 갖고 오지 않더라도, '절규'는 뭉크가 다른 이들은 듣지 못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듣고 보고 느끼는 이라는 걸 증명한다 며칠 전 기사는 뭉크가 그런 사람이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는 자연을 통해 거대한 절규를 느꼈다", 뭉크가 느낀 '자연을 통해 느낀 거대한 절규'는 '절규'를 연구한 어느 학자의 주장이 그러하듯 어쩌면 대분출한 어느 화산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맞아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 '자연을 통해 느낀 거대한 절규'를 느끼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 의외로 많은 이들이 '자연을 통해 거대한 절규'를..